영화 <배틀 로얄>
별점 : 2.5
그냥 전체적으로 별로인데 자극적이라 재미는 있다.
실망스러운 것들
- 말도 안되는 사람이 아닌 애니 캐릭터처럼 느껴지는 과한 연기 (기관총 남자애, 도끼 여자애, 명문고 진학을 원하는 컨셉 남자애가 수학 공식을 외며 사람 죽임)
-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했다면 나라의 권력자들이 왜 이런 정책을 시행했는지, 학생들에게 분노가 옮겨진 선생님의 심리 묘사(롤리타의 험버트처럼)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둘 다 안 했음. 설마 젊은이들이 이렇게 죽는 것에 동의하는 거?
- 메시지를 전할 것 없는 오락 영화라면, 첫째 사회적 약자들이 국가 권력에 의해 잔인하게 죽어나가는 점이 재미없다. 둘째 오락 영화면서 나중에 무슨 메시지라도 있는 척 고상한 척해서 재미없다.
- 친구들 간의 얄팍한 우정과 애정 서사로 재미있는 오락 영화도, 마음 아픈 스토리도 아니게 된 점
실망스러운 씬들
- 초반에 게임 설명해주는 여자 캐릭터 최악. 일본이 애니가 잘 되는 이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여자를 실제 인간 배우에 투영하니까 더 엿같다.
- 맨 처음에 가방을 받고 나가는 장면을 꽤 오래 잡는데 군인이 가방을 던지는 게 너무 웃기다. 던지고 받는 사람 둘 다 힘들고 효율적이지 않은데? 근데 어른들이 아이들을 싫어한다는 걸 전하고 싶어서인지? 군인이 가방을 턱 던지고 학생은 비틀대며 받아내고 쉬는 시간에 종 쳐서 교실 나가는 것처럼 후다닥 나가버린다.
- 아무리 생각해도 군인이 조용히 건네주는 가방을 발발 떨면서 학생이 받아들고 문 밖을 나서 사지로 쫓겨나는 장면을 조용하고 길게 찍는 게 더 사람들의 마음을 긴장시키고 이입시켰을 것 같다.
<오징어 게임>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 배틀 로얄의 룰은 공정성이 부재한다. 그냥 죽임, 규칙 없음. 무기가 사람마다 다 다르고 공정하게 분배되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우리 사회가 규정짓는 ‘공정함’의 허점과 모순을 풍자한 것이다. 예를 들면 남자와 여자의 힘 차이를 무시하고 ‘공정’하게 싸운다던가, 노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젊은이와 게임을 시킨다던가 하는 것들.
- 그리고 설정은 오징어 게임의 일부분의 초기 설정을 <배틀 로얄>에서 따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흡사하다. 사람들은 다 죽어나가는데 아름다운 풍경들, 무인도, 가스로 마취시켜 납치, 최후의 1인만 살아남음, 살인 게임이 정기적으로 개최됨, 모종의 이유로 재참가한 사람이 있음
좋았던 부분
- 미무라가 도청 알아채고 컴퓨터로 대화하고 시스템 해킹하는 씬 재밌었다. 이렇게 쿠데타 일으키는 장면 하나 있어야 두근두근하고 설레고 그런다.
- 트럭에 폭탄 매달아서 군인 다 쳐죽이려고 준비하는 장면
- 청산가리 여자애 유코가 친구가 청산가리 먹을 때까지 가만히 있는 씬. 심리묘사 기가 막히게 잘 했고 그 친구의 심리가 너무 공감되었고 여자애들이 패닉 상태 돼서 서로 다 죽이는 씬도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유코가 자살하지 않고 끝까지 살려고 했다면 더 인간미 넘치고 좋았을 것 같다.
- 히구사가 자기 희롱하는 학생 칼로 죽여버리는 장면. 최고
- 매력적이었던 주체적이고 서사 좋고 예쁜... 인물 히구사와 미츠코
인용구
“다들 필사적으로 싸워서 가치 있는 어른이 되자는 거다!”
“부모님 걱정 말고 맘 편히 싸우도록!”
“이럴 때 어른은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냐?”
이해 안 가는 설정들
- 젊은이들이 마음에 안 들면 그냥 구덩이 파서 다 총살해서 죽여버리면 되는데 왜 배틀 로얄을 해서 정부의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는지?
- 금지구역 설정은 꽤 강조해두고 왜 재미있게 써먹지를 않는지? 예를 들면 금지 구역에서 이동하려다 다른 학생들한테 발견돼서 죽는다던가 하는 것들이 없다
- 선발은 어떻게 하는지?
- 여주를 죽이려다 선생님이 나타나자 왜 도끼 여자애는 도망갔는지?
- 카와다는 케이코의 미소를 보고 싶다고 왜 게임에 다시 참가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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