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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배틀 로얄> (2000) 영화 리뷰 (스포일러)

영화 <배틀 로얄>

별점 : 2.5

그냥 전체적으로 별로인데 자극적이라 재미는 있다.

 

실망스러운 것들

  1. 말도 안되는 사람이 아닌 애니 캐릭터처럼 느껴지는 과한 연기 (기관총 남자애, 도끼 여자애, 명문고 진학을 원하는 컨셉 남자애가 수학 공식을 외며 사람 죽임)
  2.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했다면 나라의 권력자들이 왜 이런 정책을 시행했는지, 학생들에게 분노가 옮겨진 선생님의 심리 묘사(롤리타의 험버트처럼)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둘 다 안 했음. 설마 젊은이들이 이렇게 죽는 것에 동의하는 거?
  3. 메시지를 전할 것 없는 오락 영화라면, 첫째 사회적 약자들이 국가 권력에 의해 잔인하게 죽어나가는 점이 재미없다. 둘째 오락 영화면서 나중에 무슨 메시지라도 있는 척 고상한 척해서 재미없다.
  4. 친구들 간의 얄팍한 우정과 애정 서사로 재미있는 오락 영화도, 마음 아픈 스토리도 아니게 된 점

실망스러운 씬들

  1. 초반에 게임 설명해주는 여자 캐릭터 최악. 일본이 애니가 잘 되는 이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여자를 실제 인간 배우에 투영하니까 더 엿같다.
  2. 맨 처음에 가방을 받고 나가는 장면을 꽤 오래 잡는데 군인이 가방을 던지는 게 너무 웃기다. 던지고 받는 사람 둘 다 힘들고 효율적이지 않은데? 근데 어른들이 아이들을 싫어한다는 걸 전하고 싶어서인지? 군인이 가방을 턱 던지고 학생은 비틀대며 받아내고 쉬는 시간에 종 쳐서 교실 나가는 것처럼 후다닥 나가버린다.
  3. 아무리 생각해도 군인이 조용히 건네주는 가방을 발발 떨면서 학생이 받아들고 문 밖을 나서 사지로 쫓겨나는 장면을 조용하고 길게 찍는 게 더 사람들의 마음을 긴장시키고 이입시켰을 것 같다.

<오징어 게임>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1. 배틀 로얄의 룰은 공정성이 부재한다. 그냥 죽임, 규칙 없음. 무기가 사람마다 다 다르고 공정하게 분배되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우리 사회가 규정짓는 ‘공정함’의 허점과 모순을 풍자한 것이다. 예를 들면 남자와 여자의 힘 차이를 무시하고 ‘공정’하게 싸운다던가, 노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젊은이와 게임을 시킨다던가 하는 것들.
  2. 그리고 설정은 오징어 게임의 일부분의 초기 설정을 <배틀 로얄>에서 따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흡사하다. 사람들은 다 죽어나가는데 아름다운 풍경들, 무인도, 가스로 마취시켜 납치, 최후의 1인만 살아남음, 살인 게임이 정기적으로 개최됨, 모종의 이유로 재참가한 사람이 있음

좋았던 부분

  1. 미무라가 도청 알아채고 컴퓨터로 대화하고 시스템 해킹하는 씬 재밌었다. 이렇게 쿠데타 일으키는 장면 하나 있어야 두근두근하고 설레고 그런다. 
  2. 트럭에 폭탄 매달아서 군인 다 쳐죽이려고 준비하는 장면
  3. 청산가리 여자애 유코가 친구가 청산가리 먹을 때까지 가만히 있는 씬. 심리묘사 기가 막히게 잘 했고 그 친구의 심리가 너무 공감되었고 여자애들이 패닉 상태 돼서 서로 다 죽이는 씬도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유코가 자살하지 않고 끝까지 살려고 했다면 더 인간미 넘치고 좋았을 것 같다.
  4. 히구사가 자기 희롱하는 학생 칼로 죽여버리는 장면. 최고
  5. 매력적이었던 주체적이고 서사 좋고 예쁜... 인물 히구사와 미츠코

히구사
미츠코

인용구

“다들 필사적으로 싸워서 가치 있는 어른이 되자는 거다!”

“부모님 걱정 말고 맘 편히 싸우도록!”

“이럴 때 어른은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냐?”

 

이해 안 가는 설정들

  1. 젊은이들이 마음에 안 들면 그냥 구덩이 파서 다 총살해서 죽여버리면 되는데 왜 배틀 로얄을 해서 정부의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는지?
  2. 금지구역 설정은 꽤 강조해두고 왜 재미있게 써먹지를 않는지? 예를 들면 금지 구역에서 이동하려다 다른 학생들한테 발견돼서 죽는다던가 하는 것들이 없다
  3. 선발은 어떻게 하는지?
  4. 여주를 죽이려다 선생님이 나타나자 왜 도끼 여자애는 도망갔는지?
  5. 카와다는 케이코의 미소를 보고 싶다고 왜 게임에 다시 참가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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